제자 칼럼

영적 체험 – 병폐와 유익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본문

신앙 생활할 때 영적체험이 우리 영혼의 활력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영적 체험을 통해서 하나님의 임재, 능력, 사랑, 긍휼 등 하나님의 성품을 특별한 방식으로 깊이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적체험은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백 명이면 백가지, 천명이면 천 가지 방식도 가능합니다. 어느 한 가지 체험을 중시할 수 없습니다. 모든 영적 체험의 공통점은 우리를 살아계신 하나님의 영광 앞에 서게 하는 것입니다. 
영적 체험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모든 초자연적인 경험이 다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바람직한 영적 체험이란 단순히 초자연적인 경험이 아니라 우리를 살아계신 삼위일체 하나님 앞에 서게 하는 것입니다. 그저 초자연적인 영적체험으로 말하자면 무당이 가장 많은 체험을, 가장 자주 하는 사람입니다. 예수 믿는 사람의 영적 체험인데, 살아계신 성삼위일체 하나님 앞에 경외감을 가지고 엎드리도록 만들지 못한다면, 그것은 무당의 영적체험이나 다른 종교에서 경험하는 영적 체험과 다를 바가 없을 것입니다. 단지 체험만으로 따지자면 마귀도 기이한 영적체험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또 한 가지, 영적 체험이 중독성이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영적체험은 현실도피적인 효과를 가져 옵니다. 답답하고 힘들게 사는 사람일수록 영적체험에 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지나치게 논리적인 사람이 영적 체험에 몰두하게 되면, 합리적인 사고능력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적 체험에 사람을 마비시키는 중독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영적체험 자체를 부정하거나 경원시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진실한 신앙생활을 하게 된다면 영적체험이란 일상적인 일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영적체험은 기본적으로 하나님 앞에서 우리 자신이 소망 없는 죄인인 것을 알게 되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자신의 연약함, 자신의 절망적인 상태를 알게 되면서 하나님 앞에 엎드릴 수밖에 없는 비참함을 경험하는 것이 영적체험의 출발점입니다. 그 다음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우리를 얼마나 극진히 사랑하시는지를 알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에 사로잡혀 몸부림치는 것이  또 한 가지 체험입니다. 더 나아가서 살아계신 하나님이 얼마나 크신 분이신지, 하나님의 위엄과 권세가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알고, 두려움과 경외감에 사로잡혀 하나님 앞에 무릎 꿇는 것, 그래서 오로지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살아가기로 작정하고 하나님 앞에 엎드리는 예배와 헌신이 이루어집니다. 결과적으로 바람직한 영적 체험이란 언제나 우리를 더 겸손하고 더 순종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갑니다. 
물론 모든 아름다운 것을 무너뜨리고 훼방하는 마귀는 영적 체험조차 더럽히려 합니다. 그래서 영적체험 때문에 기본적인 분별력을 잃어버리거나, 영혼이 무너지는 일도 일어납니다. 예를 들어 고린도교회 안에 여러 가지 영적체험이 있었지만 유익하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영적 체험을 통해 하나님을 경외하며 순종하는 심령으로 성숙해 간 것이 아니라 자신의 위세를 드러내려 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영적체험을 근거로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를 과시하고 싶어 했습니다. 잘난 척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 때문에 교회가 병들었던 것입니다. 이런 병폐를 주의하면서 다양한 영적 체험을 통해 풍성한 은혜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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