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일상의 예배, 일상의 경건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본문

1930년대 서울 종로에는 <명월관>이라고 하는 유명한 음식점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명월관에서는 기독교인들이 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기독교인을 푸대접을 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이유는 기독교인들은 음식점에 와도 술을 마시지 않고 기생을 부르지도 않으며, 특히나 음식을 남기지 않고 다 먹어 버리기 때문에 식당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멘당’이 오는 것을 싫어했다는 것입니다(https://m.blog.naver.com/1000oaks/221329860923).
중요한 것은 우리 믿음의 선조들이 먹고 마시는 데 있어서도, 놀이 문화에서도 세상 사람들과 구별되는 ‘아멘당’의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식당영업 도와주려고 기생 불러 술 마시며 놀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니겠습니까? 먹고 마시는 일상적인 생활에서, 함께 쉬며 노는 시간에도 우리가 붙들어야 할 삶의 원칙이 있습니다.
서울 대형교회들 중에 전통적인 수요기도회나 주일 오후예배를 드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예배를 자주 드리는 것보다 일상의 경건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일상의 경건을 외치지만 실상 일상에서 세상과 구별되는 삶을 살기 보다는 세상에 물들어 가는 일이 더 자주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일상과 예배, 일상과 경건을 지나치게 구별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예배가 무너지고 나면 경건한 삶을 살 수 있는 동력을 어디서 얻을 수 있겠습니까? 음식을 먹을 때 식사기도도 하지 않는데, 어떻게 우리 삶을 돌보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하는 삶을 살 수 있겠습니까?
일상의 경건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 예배 시간을 소중하게 여겨야 하겠습니다. 엘리야가 갈멜산에서 바알을 무너뜨릴 불을 내려 달라 기도한 때가 저녁 소제 드리는 시간이었습니다(왕상18:36). 모압과의 싸움에 출전한 왕들이 물을 구할 수 없어 고통당할 때, 모든 골짜기에 물을 가득하게 흐르게 하심으로 살아계신 하나님의 영광을 주목하게 하신 때가 아침소제 드리는 시간이었습니다(왕하3:20). 예배가 무너져 버렸던 그 시대, 하나님은 예배 시간을 기억하셨던 것입니다. 주일 예배 한번 드리는 것으로 신앙생활을 다 했노라 퉁치는 것은 참된 경건이 아닙니다. 주일 예배, 찬양예배, 수요기도회 같은 모임과 예배를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매일 식사기도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눈 가리고 아웅할 것이 아니라 눈감고 손 모으고 일용할 양식을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할 줄 알아야 합니다. 가능하면 칼빈이 가르친 대로 식사를 다 마친 뒤에도 하나님께 감사기도 드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우리에게 살아갈 수 있는 힘과 능력을 주시는 분이 우리 하나님이신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먹고 마실 때마다 그 음식이  우리를 거룩한 사명의 자리로 불러내시는 하나님의 소명인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먹고 마심으로 하나님 주시는 힘과 능력을 공급 받아 우리 삶의 열매를 주님께 드릴 수 있도록 하나님을 의지해야 하는 것입니다. 매일 말씀 묵상, 매일 기도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 삶에 기준이 되고 우리 방향을 설정하는 목표가 된다는 사실을 마음에 담아야 합니다. 일상의 예배를 통해 일상의 경건을 만들어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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