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잘 듣는 것이 은혜의 첫걸음입니다.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본문

아람의 군대장관 나아만이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를 찾아와서 나병을 고침 받은 일은 상당히 유명한 사건입니다. 나아만이 엘리사를 찾아오게 된 계기는 나아만 아내의 몸종 노릇을 하고 있던 어린 소녀의 말 때문입니다. 그 소녀는 아람사람이 북이스라엘을 침략해서 사람들을 잡아끌고 온 일이 있는데(고대사회에서는 흔한 일이었습니다), 그 때 사로잡혀 온 것입니다. 어린 소녀는 나병 때문에 삶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을 주인에게 <사마리아에 계신 선지자>이야기를 했고 그 선지자라면 능히 나병을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아람의 군대장관 나아만이 어린 소녀 한 사람의 말을 듣고 엘리사를 찾아 왔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당연히 어린소녀의 말이 믿을만한 것인지 나름대로 조사를 했을 것이고 충분히 알아본 후에 아람왕의 친서를 받고, 또 자기 위엄을 넉넉히 드러낼만한 군대를 거느린 채 엘리사를 찾아 왔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떻든 나아만이 엘리사를 찾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아람 사람들에게 사로잡혀 간 어린소녀의 말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잔뜩 위세를 부리며 엘리사 앞에 선 나아만을 엘리사가 공손하게 대접하지 않았습니다. 엘리사는 밖으로 나와 보지도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다만 사람을 보내 <가서 요단 강에 몸을 일곱 번 씻으라 네 살이 회복되어 깨끗하리라> 전했을 뿐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그 앞에서 굽실거리는 것만 보아 왔을 나아만은 당연히 노발대발했습니다. 분노한 채 돌아서는 나아만을 가로막은 것이 바로 나아만의 종들이었습니다. 나아만의 종들은 나아만을 <내 아버지여>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말하기를 <큰일을 하라고 해도 했을 터인데 요단강물에 씻어 깨끗하게 하라는 것을 못하겠느냐>고 했습니다. 흥분한 나아만을 달랜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나병에 걸렸던 나아만의 살이 어린아이의 살같이 회복되어 깨끗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당시 나병은 사람의 힘으로는 고칠 수 없는 병이었습니다. 심지어 당시 사람들이 숭배하던 우상, 예를 들어 아람의 림몬도 고칠 수 없는 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고쳤습니다. 어린 소녀가 말했던 것처럼 하나님의 사람 선지자 엘리사가 고친 것입니다.
이처럼 유명한 나아만 장군 이야기가 우리에게 말해 주는 것이 무엇입니까? 물론 하나님이 병을 고치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것입니다. 우리가 누구의 말을 듣고 있느냐, 또 우리가 어떻게 순종하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나아만은 어린 소녀의 말을 듣고 엘리사를 찾아 왔습니다. 흥분한 상태에서도 자기 앞을 막아선 종들의 말을 듣고 결과적으로는 선지자의 말에 순종했습니다. 의구심을 품고, 심지어 두고 보자는 마음을 품고 요단 강물에 몸을 씻었을 수는 있지만 결국 순종한 셈이 되었고 나병을 고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나아만이 엘리사를 찾아와서 나병을 고쳤던 시대가 사람들이 하나님을 제대로 경외하지 않았던 영적 암흑기요, 엘리야/엘리사처럼 위대한 선지자가 있었지만 그 말을 제대로 듣거나 순종하는 사람이 드물었던 시대였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듣고 순종하며 하나님과 하나님의 사람을 의지하던 나아만이 복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 나가면,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면 복을 받습니다. 사람들을 하나님 앞에 서도록,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도록 격려하는 말을 계속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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