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순진함과 착함의 차이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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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함과 착함의 차이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순진하다는 것은 <마음이 꾸밈이 없고 순박하다>는 의미에서는 좋은 것이지만, <세상 물정에 어두워 어수룩하다>는 의미에서는 별로 좋은 것이 아닙니다. 예수 믿는 사람이 순진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한 일이 아닙니다. 예수 믿는 사람은 순진하기보다는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순진함만 가지고서는 타락한 세상을 제대로 헤쳐 나기가 어렵습니다.
순진한 사람들은 세상 모든 사람은 다 좋은 사람이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교회 안에는 좋은 사람, 훌륭한 사람들이 모여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언제든지 정직하고 진실하게 살면 모든 일이 다 잘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순진한 분들은 세상에 대하여 낭만적이고 비현실적인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순진한 마음을 가진 분들은 스스로 낙심하고 좌절하기 쉽습니다. 타락한 세상에는 순진한 사람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거대한 불의와 엄청난 거짓이 난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순진한 사람은 상처를 받기 쉽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실망합니다. 가장 슬픈 일은 순진한 사람이 굳어지고 강퍅한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돌변하는 것입니다. 순진한 마음으로 악한 세상을 감당할 수 없으니, 상처를 받다 못해 결국 순진함을 버리고 악독한 사람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은 순진한 마음을 갖고 살기 보다는 착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순진함과 착함의 가장 큰 차이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혹은 우리 안에 있는 악을 꿰뚫어 보는 현실적인 안목입니다. 착한 사람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얼마나 부조리하고 더러운 악으로 가득 차 있는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못된 사람들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까지도 부패한 본성을 다 벗어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사람은 언제나 넘어질 수 있다는 현실을 인정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올바르지 않고, 연약한 사람들이 자주 우리를 실망시키고 우리 마음을 아프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행이나 마음씨를 곱고 바르게 하며 상냥한 마음과 태도>를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다면 그것은 착한 것입니다.
고약한 심보를 가지고 못된 짓을 일삼는 사람을 순진한 사람들은 감당해 낼 수 없지만, 착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스스로를 보호하면서 악한 사람을 대응할 수 있습니다. 적절한 거리 두기와 꾸짖음을 통해 악을 징계하면서 그 영혼을 위한 기도와 배려를 계속 이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순진한 분들은 악한 사람들 때문에 계속 상처를 받지만 착한 사람들은 악한 사람 때문에 상처 받을 여지가 크지 않습니다. 사람이 얼마나 악하며 믿을 수 없는 존재인지 처음부터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착한 사람은 타락한 세상에서 선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요 큰 은혜인 것을 압니다. 부조리한 일들이 끊이지 않고 고약한 사람들의 악한 행동 때문에 억울하고 원통한 일을 자주 당하면서도 고운 마음과 상냥한 미소, 친절한 말투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이 부어 주시는 힘과 능력이 아니고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성경이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을 빛의 열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엡5:9).
순진한 사람보다는 착한 사람이 되는 것이 훨씬 더 귀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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