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신경을 고백할 때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외칩니다. 심판하러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노라 고백하는 것입니다.
얼마 전 시편 96편을 묵상할 때 심판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말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시편기자는 하나님의 심판을 말하면서 그 심판 때문에 <하늘은 기뻐하고 땅은 즐거워하며 바다와 거기에 충만한 것이 외치고 밭과 그 가운데에 있는 모든 것은 즐거워할지로다 그 때 숲의 모든 나무들이 여호와 앞에서 즐거이 노래(시 96:11-12)>할 것이라고 외칩니다.
보통 심판이라고 하면 뭔가 어둡고 비장하며 두려운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환호하며 함성을 지르거나 즐겁게 노래할 수 있는 것이 심판이라는 것입니다. 시편기자가 하나님의 심판에 대하여 이처럼 즐겁게 반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하나님의 심판은 공평한 심판이요 의롭고 진실한 심판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심판을 단지 두려운 것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하나님의 성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소치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진실하고 의로우신 분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심판은 두려운 것이 아닙니다. 성경이 하나님의 심판에 대하여 말할 때는 언제나 참되고 의로운 심판이라고 표현합니다(계 16:5, 7).
물론 하나님을 대항하는 악한 이들에게 심판은 당연히 두려운 것입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심판하실 때, 땅의 왕들과 고관들과 장군들과 부자들과 세도가들과 노예와 자유인과, 모두가 동굴과 산의 바위들 틈에 숨어서 전전긍긍할 때가 올 것입니다(계 6:15). 그들이 산과 바위를 바라보며 자신들을 숨겨 달라고 외치는 장면이 성경에 묘사되어 있습니다. “우리 위에 무너져 내려서, 보좌에 앉으신 분의 얼굴과 어린 양의 진노에서 우리를 숨겨다오. 그들의 큰 진노의 날이 이르렀다. 누가 이것을 버티어 낼 수 있겠느냐?”(계6:16-17)
물론 이들이 하나님의 심판을 면할 수 있도록 방패막이가 되어 줄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산과 바위는 결코 악인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악인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죄악에 대한 형벌을 다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세상과 악인을 마침내 심판하실 때 타락한 세상에서, 또 악인들 틈에서 억울하고 원통한 삶을 살았던 의인들은 큰 위로와 승리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성경이 <너희로 환난을 받게 하는 자들에게는 환난으로 갚으시고 환난을 받는 너희에게는 우리와 함께 안식으로 갚으시는 것이 하나님의 공의>라고 말하는 것입니다(살후1:6-7).
타락한 세상, 자기 육체와 마음의 원하는 대로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믿음으로 하늘의 소망을 바라보고 세상과 구별되게 살아간다는 것은 상당히 힘겨운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 수고를 아시고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칭찬하시며 상 주실 날이 곧 옵니다. 믿음으로 사는 사람들은 하나님이 세상을 심판하시고 우리 눈에서 눈물 닦아 주실 날을 간절히 기다리며 사는 것입니다.
요컨대 하나님의 심판은 두려운 것이 아닙니다. 심판하시는 하나님도 두려운 분이 아닙니다. 도리어 우리 원통함을 풀어 주시고 믿음의 헌신과 수고를 큰 상으로 갚아 주실 좋으신 아버지십니다. 하나님의 심판을 사모하며 기다리는 제자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