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고린도후서 vs. 1,750km 고민혁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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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린도후서를 묵상하는 중에 절묘하게도 저는 학교업무 중 하나인 입시홍보를 위해, 배정받은 학교를 방문하여 학교를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저에게 생소한 곳에 가서 담당 선생님들을 방문하고 관심 있는 학생들과 만나면서 홍보 활동을 하는 것은 그리 녹녹하지 않았습니다. 한 사람의 입시원서라도 받기 위해서 수원, 의왕, 용인, 구리, 의정부를 1박 2일 일정으로 돌아 다녔습니다. 최소의 거리로 이동하려고 노력하였고 자동차 미터기를 확인해보니 왕복 550km 정도의 거리를 이동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사도바울은 전도 여행을 다닐 때 배를 탈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육로를 이용해서 도보로 걸어 다녀야만 했을 것입니다. 지금처럼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도바울의 전도여행은 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편하지 않았음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비교하고자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았는데 사도바울이 전도여행에서 이동거리가 약 20,000km이었다는 내용을 보았습니다. 그 거리는 1차 전도여행에서 약 2,400km, 2차 전도여행에서 약 5,600km 그리고 3차 전도여행에서는 약 4,000km, 기타 이동거리 등을 추측한 거리로 보입니다. 시대적 상황을 고려한다면 단순한 거리로만 비교할 수 없는 데이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해에 저는 기존의 담당하시던 분들이 거리상의 이유로 포기했던 학교를 배정받았습니다. 구리 및 의정부 소재의 고등학교의 경우는 거리도 멀고 가는 길도 교통체증이 발생할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에 저에게도 부담이었습니다. 구리에서 의정부를 가는 길은 왠지 익숙하지 않은 곳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학교를 방문하면서도 “여기서 학생들이 올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거리적으로는 상당히 부담스런 곳이었습니다. 물론 어느 경우에는 단 하나의 원서도 받지 못하고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그 때에 사도바울의 전도 여행이 생각이 났습니다. 사도바울은 더 힘들었을 것을 생각하니 “지금 하고 있는 학교 방문 입시홍보의 일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구나!” 라고 생각이 되어 위로를 받았습니다.
  의정부에서 돌아오는 길에 문득 “나는 우리 교회 공동체의 상황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살고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50km는 아니지만 기껏해야 30km 이내, 짧은 경우는 1km 이내에 살고 있는 지체들에게는 나는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의 개인의 업무를 위해서는 결과가 없어 보였던 275km 달렸지만, 가까이 살고 있는 지체들을 위해서는 250m도 멀다고 생각하지 않는지를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자 공동체가 바울의 사역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더욱 서로에게 친밀하며 지척에서 살고 있는 지체들에게 자신의 시간을 사용하는, 행동하는 믿음을 발동해야겠습니다. 그럴 때 우리 공동체 안에서 소외되어 홀로 힘겨워했던 지체들이 소망을 갖고 믿음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우선 가까운 곳부터 시작하시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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