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가난한 사람의 한을 풀어 주어야 합니다.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본문

하나님이 세우신 권세자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가난한 백성의 억울함을 풀어 주며 궁핍한 자의 자손을 구원하며 압박하는 자를 꺾는 것입니다(시 72:4). 성경이 가난하고 궁핍한 사람이라고 하면 단순히 돈 없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자기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연약한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세상에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있고 힘 있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연약한 사람이 있고, 부패하고 불의한 사회일수록 압박하는 자와 짓밟히는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어그러진 세상에서 고통당하는 연약한 사람들의 신음에 귀를 기울이시는 분입니다. 하나님은 연약한 사람을 짓밟는 악한 자를 심판하시고, 억울한 사람들의 한을 풀어 주시는 분인데, 그런 고백이 예수님을 잉태했던 마리아의 찬송이나(눅1:46-55), 나사렛회당에서 이사야 두루마리를 찾아 읽으시면서 자신의 사명을 선포하셨던 예수님의 고백(눅4:16-21) 속에도 뚜렷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다윗의 아들 솔로몬이 왕이 되었을 때 가장 먼저 했던 일은 기브온산당에서 일천번제를 드린 일입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면서 무엇을 원하는지 구하라고 하셨을 때, 솔로몬이 듣는 마음을 주사 선악을 제대로 분별하여 재판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 기도가 하나님의 마음에 들어서 하나님이 지혜로운 분별력뿐만 아니라 전무후무한 부귀영화도 함께 주셨습니다. 솔로몬이 하나님께로부터 지혜로운 분별력을 얻었다는 사실을 뚜렷하게 보여준 사건이 두창녀를 재판하여 억울함을 풀어 준 일입니다. 한 아이를 두고 서로 자기 아이라고 주장하는 창녀들 사이에서 모성애를 이용해서 본래 엄마를 찾아 준 것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솔로몬이 억울함을 풀어 주었던 사람이 바로 창녀들이라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사회에는 공식적으로 창녀가 존재할 수 없었습니다. 당시 사회 속에서 가장 가련하고 불쌍한 사람, 특히 어디에서도 자기 권리를 주장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바로 창녀였습니다. 하나님의 지혜를 얻은 왕이 그런 여인들의 원통함을 풀어 주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지혜, 하나님이 주신 분별력을 가진 사람들은 언제나 가난한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고 연약한 사람들을 편드는 삶을 살게 됩니다. 하나님이 가난하고 연약한 사람을 편들어 주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우리 사회 가장 가난하고 연약한 사람들은 백남기 어르신,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들입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같은 사고로 자식을 잃었는데 정부는 진상을 규명해서 사고 원인을 밝히거나 유가족들의 상처난 마음을 싸매어 주기는커녕 조직적으로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급기야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을 강제종료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특조위가 하는 일 없이 돈을 너무 많이 쓴다고 비난하기까지 합니다. 실상 특조위는 정부와 여당의 조직적인 방해 속에서 그나마 당시 제출된 여러 증거가 조작되었다는 사실을 밝혀내는 등 몇 가지 성과를 이루어 내었습니다. 세월호 특조위가 쓰는 돈은 작년과 올해 배정된 예산 150억뿐인데, 돈을 많이 쓴다고 비난하는 정부에서는 박정희 100주년 기념사업을 위해 1800억이 넘는 재정을 퍼붓고 있습니다. 정말 악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월호 유가족, 경찰의 물대포에 쓰러진 백남기어르신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누구든지 어떤 힘을 가지고 있다면 가난하고 연약한 사람들의 한을 풀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9월 27일(화) CBS전북방송 5분메시지 방송원고)    * 박용태목사의 CBS 전북방송 5분메시지 매주 화요일 21시 29분  FM 103.7 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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