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종교개혁의 주인공이 되세요(박용태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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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의 주인공이 되세요.
박용태목사
내일은 종교개혁 495주년 기념일입니다. 마틴 루터가 비텐베르크 성당 문에 로마 카톨릭의 면죄부판매를 학문적으로 비판하는 항의문을 게재한 일로 인해 여기저기서 꿈틀거리던 종교개혁의 거대한 물꼬가 터져 나왔습니다. 요즘으로 치자면 작은 지방군소신학교의 교수로서 별다른 영향력이 없었던 마틴 루터의 작은 목소리가 한 시대를 뒤집어엎을 뿐 아니라 새로운 역사를 열어 놓을 줄은 루터 자신도 몰랐고 그 시대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물론 마틴 루터의 목소리가 당시 로마 카톨릭의 부정과 부패가 더 이상 버틸 수 없을만큼 임계치에 달한 상태에서 울려 퍼졌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끌어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년 이상을 지탱해 온 사상과 삶이 뒤틀려져 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마틴 루터에 의해 물꼬가 터진 종교개혁의 바통을 이어받은 존 칼빈 등이 오직 성경, 오직 믿음, 오직 은혜라는 신앙적 원리를 뛰어 넘어서 하나님의 절대주권에 기초한 합리적이고 건강한 시민사회를 형성해 내면서 종교개혁의 영향이 역사 안에 든든하게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종교개혁이 일어난지 오백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지금 종교개혁의 후손이라 할 수 있는 한국교회가 새로운 종교개혁을 필요로 한다는 지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중세 로마 카톨릭교회가 성경의 권위보다 교회 자체의 힘과 권력을 내세우며 온갖 위세를 부리는 것도 모자라 재물에 대한 탐욕과 온갖 종류의 세상적 방탕함에 빠져 있었던 것처럼 오늘날 교회가 타락의 수렁에 깊이 빠져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 안에 이처럼 교회의 부패한 현실에 대한 애통함이 있다면 그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다만 그 애통함을 교회에 대한 비난과 정죄로 이끌어가기보다는 내면으로 깊이 갈무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교회의 현실에 대한 불만과 슬픔을 영혼으로부터 깊이 숙성시킨 후 교회에 대한 사랑과 긍휼의 마음을 품고 말하며 행동하면 좋겠습니다. 루터는 투사가 아니었습니다. 시편과 로마서를 깊이 묵상하면서 말씀의 능력에 붙잡혀 일했던 사람입니다. 루터는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을 품고 있었습니다. 제네바의 개혁자 칼빈 역시 그랬습니다. 그는 말씀의 사람이었습니다. 칼빈이 가장 열심히 했던 일은 말씀을 연구하며 기도하고 자기희생이라는 경건의 원리를 가르치는 일이었습니다. 그는 교회를 파괴적으로 비판하거나 깨트리려는 시도를 강력하게 반대했습니다. 하나님의 교회를 아름답게 세우려고 몸부림쳤던 것입니다. 오늘날 교회에 개혁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교회를 개혁하겠다고 하면서 교회를 손가락질하는 사람이 되지는 말아야 하겠습니다. 먼저 우리가 말씀과 기도의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성경을 깊이 묵상하면서 부패하고 타락한 자기 백성을 향해 슬퍼하시며 자기 몸을 찢으시는 예수님의 마음을 배워야 하겠습니다. 신앙생활의 목표가 자기만족과 행복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마음 깊이 배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기쁨과 행복을 위해서라면 하나님뿐만 아니라 돈이나 권력이나 무엇이든 움켜쥐려는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불의에 대항하면서 정직하고 의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용기를 회복해야 합니다. 설령 고난을 당할지라도 악한 일에 대하여 아니오! 할 줄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합니까? 마틴루터가 비텐베르크 성당문에 게재했던 95개조 항의문의 마지막 문장이 이런 것입니다. <기독교인이라면 단순히 값싼 위로를 구할 것이 아니라 많은 고난을 통해 하나님나라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더욱 더 분명하게 믿어야 할 것이 아닌가?> 우리 시대 새로운 종교개혁의 주인공이 되시기 바랍니다. (10월 30일(화) CBS전북방송 크리스천칼럼 방송원고) 
 * 박용태목사의 CBS 전북방송 크리스천칼럼 매주 화요일 15:55  FM 103.7 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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