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종교다원주의는 종교적 자살입니다(박용태목사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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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태목사
인생의 한계 상황에 부딪혀 자살하는 분들이 간혹 있습니다. 꽃 같은 청소년들이 무한 경쟁을 부추기는 교육정책과 성공 욕망에 매인 어른들의 등쌀에 시달리다 못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 마다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모릅니다. 거친 세파를 뚫고 인생을 살다 황혼기에 접어든 노인들이 지나온 삶을 기념하면서 장차 누릴 천국 소망을 묵상해야 할 터인데, 낙심과 좌절감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늘어나고 있는데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닌 것입니다.
그런데 신앙적인 영역에도 자살이 있습니다. 이른바 종교다원주의가 바로 그것입니다. 종교다원주의를 주장하는 분들은 세상에 여러 가지 종교가 있지만 다 나름대로 좋은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합니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여러 갈래지만 결국 정상에 가면 다 만나게 되듯이 모든 종교가 추구하는 바가 같은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전적으로 초월하신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사람으로서는 알 수 없지만, 각기 다양한 종교적 체험을 통해 알게 된다고 주장하면서, 옳고 그름을 따질 것이 아니라 다양한 종교적 체험 자체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관용이라는 것입니다. 각자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는 다양한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에 발 딛고 있습니다. 다른 종교를 함부로 무시하면 안됩니다. 서로를 충분히 존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종교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진실하지 않은 말입니다. 이를테면 업에 매인 윤회의 세계를 벗어나 열반에 이르려고 하는 불교인과 천국을 사모하는 기독교인은 같은 목표를 향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슬람과 기독교는 유일신을 믿는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슬람이 말하는 알라신과 성경이 가르치는 삼위일체 하나님은 전혀 다릅니다.
상호존중을 빌미로 관용을 주장하는 것은 얼핏 보기에는 상당히 교양 있는 태도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정직하지 않은 것입니다. 단순히 종교적 의식을 치루면서 마음의 평안을 얻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신앙이라면 어떤 종교든 상관이 없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마음의 평안을 얻기 위한 것이라면 굳이 종교적 활동이 아니라도 괜찮을 것입니다. 다만 우리 신앙이 정말 살아계신 하나님과 관련된 것이라면 그리고 정말 인생의 궁극적인 운명에 관한 것이라면, 전혀 다른 길과 목표를 제시하는 종교들 사이에서 모든 것이 다 괜찮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은 얼마나 무책임한 일입니까? 모든 종교가 다 좋은 길이라고 한다면 굳이 내가 걷는 길을 고집할 이유가 없을 것이며 굳이 내가 걷는 길이 진리라고 주장할 이유도 없을 것입니다.
종교다원주의를 따르게 되면 전도가 필요 없습니다. 실제로 종교다원주의를 따르는 사람들은 개종전도를 반대합니다.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걷는 길이 나 자신에게만 의미가 있는 길이요,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을 초대할 정도의 가치도 없는 길이라면 굳이 이 길을 걸어야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종교다원주의는 길과 방향, 진리를 잃어버린 채 절망 속에 방황하는 현대인의 비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종교다원주의는 종교적 자살입니다. 자살은 막아야 합니다. 종교다원주의는 결코 올바른 길이 아닙니다. 예수님이 길과 진리요 생명입니다. 
(5월 21일(화) CBS전북방송 크리스천칼럼 방송원고)
 * 박용태목사의 CBS 전북방송 크리스천칼럼 매주 화요일 15:55  FM 103.7 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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