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티글로 들보를 가릴 수는 없습니다(박용태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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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로 들보를 가릴 수는 없습니다.
박용태목사
국가정보원에서 통합 진보당의 몇몇 사람들을 내란음모혐의로 체포했습니다. 분단상황에서 북한을 끌어안고 북한을 돌보아야 할 필요는 있지만 북한을 찬양하거나 언론보도처럼 북한에 동조해서 이적행위를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시대착오적인 망상에 불과할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국정원이 벌이고 있는 일은 조심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연초 탈북자 지원업무를 하던 탈북자 출신의 서울시 공무원이 무려 일만명에 이르는 탈북자 정보를 북한에 넘겨주었다는 혐의로 체포된 적이 있습니다. <서울시공무원 간첩사건>으로 대서특필되었던 이 사건이 처음 언론에 등장할 때는 “북한에 넘겨준 1만명이란 숫자는 국내 거주 탈북자의 42%에 이른다. 이제 우리나라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안전이 염려된다.”는 식으로 떠들썩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보도는 대부분 과장된 것으로 드러났고, 간첩협의로 구속된 피의자에게 덧씌워졌던 국가보안법 위반혐의 9가지는 전부 무죄로 판결이 났습니다. 이를 토대로 KBS 추적 60분에서 <국정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무죄판결의 전말>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방송이 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언론에 보도할 때는 엄청난 사건인 것처럼 떠들지만 실제로는 별것이 아니고, 더욱이 그 전말이 사람들 눈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을 대단히 두려워한다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언제나 이상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난 2006년 미국 워싱턴포스트지가 미국 전역의 성인 천백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지금도 여전히 지구를 중심으로 태양이 돌고 있다고 대답한 사람들이 22%에 달했다고 합니다.
우리 사회에 이단과 사이비 종교집단이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교회>라는 곳에서는 장길자라는 여인이 어머니하나님이라고 주장합니다. <신천지>에서는 이만희라는 사람을 마지막 때의 보혜사라고 믿고, 그를 따르면 죽지 않고 영생한다고 가르칩니다. 요즘은 김남희라는 여인을 내세우면서 이만희의 끝자와 김남희라는 이름의 끝자가 빛날 희라고 해서 빛과 빛의 만남은 이김이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신천지에서 김남희라는 여인을 후계자로 내세우기 위해 사전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습니다. 말도 되지 않는 논리를 가지고 있지만, 그런 이단집단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우리 사회에서 올바른 상식을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 북한을 추종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우리는 사상과 양심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이단집단을 추종하고 북한을 찬양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정도가 지나쳐서 반사회적인 결과를 낳을 때는 적법하게 처리하면 됩니다.
다만 설령 지금 보도되고 있는 진보당 인사들의 혐의가 사실이라도 해도, 국가정보원의 불법적인 대통령선거 개입문제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지난 대통령선거 국면에서 국가정보원이 불법적인 선거개입을 조직적으로 자행했다는 사실은 거의 확실한 것처럼 보입니다. 극구 감추려고 애를 쓰지만 이런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진실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해서 의도적으로 시민들의 눈과 귀를 가릴만한 일을 자꾸 만들어 낸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진보당사건은 티끌에 불과합니다. 흩날리는 티끌 뒤에 국가정보원의 불법 행위라고 하는 시커먼 들보가 숨어 있습니다. 티끌이 아니라 들보를 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9월 3일(화) CBS전북방송 크리스천칼럼 방송원고)
 * 박용태목사의 CBS 전북방송 크리스천칼럼 매주 화요일 15:55  FM 103.7 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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