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담임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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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박용태목사
세월호 참사로 인해 온 나라가 슬픔에 젖었습니다.  신문방송에 비쳐 지는 장면을 보거나 들려오는 소식을 들을 때면, 깊은 자괴감과 더불어 이 아픔을 치료하고 회복하는 것이 쉽지 않겠다는  불안감이 밀려옵니다. 자비로우신 하나님께서 고통과 슬픔에 매인 심령을 위로하시고 힘 있는 손으로 붙잡아 주시기만 빕니다.
이처럼 고통스러운 사건이 일어날 때 그것을 어쩔 수 없는 개인의 불행이나 단순히 몇몇 사람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닙니다. 금번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건강하지 못한지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인 것처럼 보입니다.
신명기 22장 8절에 “네가 새 집을 지을 때에 지붕에 난간을 만들어 사람이 떨어지지 않게 하라 그 피가 네 집에 돌아갈까 하노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사람이 떨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면,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신명기 22장 5절에는 “형제들이 함께 사는데 그 중 하나가 죽고 아들이 없거든, 그의 남편의 형제가 그를 돌보는 의무를 다 행하라(본문요약)”고 하십니다. 가장이 요절하는 재난을 당했다면, 남은 가족의 삶을 지탱해 줄 수 있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하나님께서는 사고와 재난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장치, 또 사고가 일어났을 경우 고통을 최소화하면서 남은 사람의 삶을 회복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십일조, 안식일, 안식년, 희년 등 성경이 가르치는 율법의 근본 취지는 타락한 세상에서 고통당할 위험이 있는 사람, 특히 사회적 약자들을 더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도록 해 주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그런 사회적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관리하는 것은 개인의 몫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에 해당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을 개인의 책임으로 여기는 분들이 많지만 실상 율법을 가르치고 지키는 책임은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에 맡겨져 있습니다. 연약한 사람에 대한 사랑, 배려와 긍휼의 정신을 담고 있는 율법이라는 제도적 장치를 잘 유지하면서 모든 사람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공의와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입니다.
특히 성경에서 사회적 안전을 보장하는 공의와 정의의 법을 잘 유지하는 것은 언제나 권세 잡은 지도자의 책임입니다. 성경을 읽을 때 주목할 만한 것은 모든 사람의 죄가 똑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레위기4장 참조). 사회적 영향력이 큰 사람의 죄는 더 큰 죄가 됩니다. 모든 사람들이 정직하게 살더라도 지도자가 불의와 불법을 행하는데 익숙하다면 그 사회는 곧 붕괴되고 말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같은 엄청난 사건 앞에서 ‘도대체 구조를 못하는 것인지 안하는 것인지’ 의심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이유는 4대강이나, 천안함, 국가기관의 불법선거개입, 간첩조작 사건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법과 원칙을 무시한 채 부정과 불법을 일삼는 지도자를 자주 보았기 때문에 생겨난 불신 때문입니다. 
요컨대 우리 사회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사람은 사회의 지도자들입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들에게 사회적 안전을 책임질 것을 요구해야 합니다. 법과 상식을 무시한 채 자기 이익만을 구하는 사람이나 사회적 안전을 책임질 의사나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누구든지 ‘대통령의 말’처럼 물러나야 합니다. 자비로우신 하나님이 목자 없는 양과 같은 이 나라 이 민족을 불쌍히 여겨 주시기만 빕니다.(4월 22일(화) CBS전북방송 크리스천칼럼 방송원고)
 * 박용태목사의 CBS 전북방송 크리스천칼럼 매주 화요일 15:55  FM 103.7 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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