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기념물을 세우세요(박용태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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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물을 세우세요.
박용태목사
며칠 전, 요단강을 건넌 이스라엘 백성들이 길갈에 돌 열 두 개를 쌓아 기념물을 만드는 장면을 묵상했습니다. 구약성경 여호수아 3장과 4장에 기록되어 있는 이야기입니다. 가나안 땅을 향해 나아가는 이스라엘 백성 앞을 요단강이 가로막았습니다. 요즘 요단강은 상류를 댐이 막고 있어서 작은 시냇물 수준에 불과하지만 당시 요단강은 물이 많았고 더욱이 우기 끝이었기 때문에 언덕에 흘러넘칠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건넌다는 것이 불가능할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에게 요단강 속으로 발을 들여 놓으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제사장들이 말씀에 순종하는 순간 흘러내리던 물이 위쪽으로 쌓이고, 아래쪽 물은 그대로 흘러가 버려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마치 마른 땅을 건너듯이 요단강을 건널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홍해를 가르고 건넜던 것처럼 엄청난 사건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이처럼 기적적으로 요단강을 건넌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열 두개 돌무더기를 쌓으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여호수아 4장 6절과 7절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이것이 너희 중에 표징이 되리라 후일에 너희의 자손들이 물어 이르되 이 돌들은 무슨 뜻이냐 하거든 그들에게 이르기를 요단 물이 여호와의 언약궤 앞에서 끊어졌나니 곧 언약궤가 요단을 건널 때에 요단 물이 끊어졌으므로 이 돌들이 이스라엘 자손에게 영원히 기념이 되리라 하라 하니라
시간이 지나도 잊어버리지 않도록, 또 그 사건을 경험하지 못한 후대 자손들까지라도 하나님이 하신 일을 생각하면서 하나님을 경외할 수 있도록, 기념물을 세우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우리 삶에도 기념물을 만들어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인생에는 날마다 새로운 시험과 유혹이 밀려옵니다. 삶을 힘들고 지치게 만드는 사건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납니다. 피곤한 일이 반복되면 불평하거나 짜증을 부리기 쉽습니다. 하나님을 믿고 잘 살아보려고 하는데 왜 사는 것이 이처럼 고단하냐고 투덜댈 수 있습니다. 그런 순간 하나님을 생각해야 합니다. 기념물은 하나님을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아무리 엄청난 기적을 경험하고, 놀라운 기도 응답을 받았다고 할지라도 시간이 지난 뒤에 잊어버린다면 믿음을 발동하며 살아가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길갈을 교두보로 삼아 가나안 정복전쟁을 수행했습니다. 전쟁터에 나갈 때마다 요단강에서 메고 온 열 두개 돌무더기를 바라보았을 것입니다. 그 돌무더기를 볼 때마다 ‘하나님이 우리 편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도와주신다.’ 믿음의 격려를 받았을 것입니다.
특별한 은혜를 경험하거나, 중요한 기도응답을 받았을 때, 그 사건을 마음에 새기면서, 일기에 기록해 둔다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간증하면서 기념물을 세워야 합니다. 조지 뮬러를 흔히 오만번 기도응답 받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조지 뮬러가 고아들을 돌볼 때, 정말 곤궁한 형편에서 부르짖어 기도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빠져 들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조지 뮬러가 그 모든 과정을 다 기록해 두었습니다. 결국 그의 삶은 곤고한 흔적이 아니라 하나님의 기적적인 도우심을 오만번이나 경험한 간증거리로 남게 된 것입니다. 그가 일기라는 기념물을 남겨 두었기 때문입니다. 은혜를 그냥 흘려버리지 않도록, 또 잊어버리지 않도록 기념물을 세워보시기 바랍니다. (11월 19일(화) CBS전북방송 크리스천칼럼 방송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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