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깨어 있는 시민의식이 필요합니다.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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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가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유대인을 학살하는 등 천인공노할만한 짓을 벌였을 때, 90%이상 압도적 지지를 보내면서, 히틀러에게 ‘총통’이라는 칭호와 함께 독재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권한을 쥐어 준 독일 사람들은 거의 전부가 기독교인이었습니다. 물론 칼 바르트나 본 훼퍼를 비롯해서 나치를 반대했던 분들이 소수 있었지만 그와 달리 대부분 독일교회 지도자들이 히틀러와 나치의 정책을 공공연히 지지했던 것입니다.
이런 일을 가능하게 만들었던 사람이 정치선전의 마술사라는 별명을 가진 파울 요제프 괴벨스였습니다. 히틀러가 정권을 잡고 난 후 곧바로 독일의 내각 선전상 겸 제3제국 문화원장에 임명된 인물입니다. 괴벨스는 역사상 최초로 라디오를 이용한 전국방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매일 일정한 시간에 히틀러를 아름답게 미화하는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괴벨스는 ‘대중은 거짓말을 들었을 때라도 처음에는 거부하지만 다시 들으면 의심하게 되고 반복해서 들으면 결국 믿게 된다’고 주장하면서 히틀러의 정책을 반복해서 세뇌가 될 정도로 들려주었습니다. 또 ‘언론은 정부가 연주하는 피아노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독일 내 언론보도를 철저하게 통제했습니다. ‘대중을 지배하는 자가 권력을 장악한다.’고 주장했던 괴벨스는 대중을 지배하기 위해 매스미디어를 전략적으로 이용했는데 결국 모든 독일국민들의 생각을 지배하는데 성공했던 것입니다.
오늘날 괴벨스처럼 시민들의 생각과 삶을 지배하려는 세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보도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기레기 저널리즘>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우리나라 언론은 정부의 눈치를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진실을 드러내기보다 권력이 하고 싶은 말을 보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전국이 극심한 가뭄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 몇 해 전 정부가 <4대강 살리기>라는 미명아래 전국의 강을 파헤치고, 16개보를 건설하면서 그 일이 끝나면 가뭄이나 홍수에 시달릴 일이 없을 것이라고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습니다. 보로 막아 흐르지 못하는 강물은 썩어 들어가면서 물고기조차 제대로 살 수 없는 호수로 변해 버렸습니다. 그러나 4대강 살리기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언론을 통해 제대로 알기가 어렵습니다. 이미 지난 정권 이래 정부의 언론장악 정책이 상당한 정도로 성공하면서 결국 시민들은 우리사회의 실상을 바로 알기가 어려운 상황이 되어 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최근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지나간 역사조차 정부의 입맛에 맞게 고쳐 쓰려고 시도하는 것은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일을 꾸미는 사람들이 대개 친일파의 후손이거나 지난 군사독재시절의 권력자들과 상당한 연관이 있다는 것도 정책 자체의 순수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독일국민들이 괴벨스가 조정하는 언론의 선전선동에 넘어가 큰 고통에 빠졌던 것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역사 앞에 깨어 있는 시민의식을 발동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상식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합리적인 분별력이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10월 13일(화) CBS전북방송 5분메시지 방송원고) 
* 박용태목사의 CBS 전북방송 5분메시지 매주 화요일 21시 29분  FM 103.7 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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