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내면의 성숙이 더 중요합니다. (박용태목사)

본문

기드온과 300용사가 항아리와 횃불, 나팔을 들고 가서 메뚜기 떼 같은 미디안을 물리쳤던 사건은 성경에서 가장 유명한 이야기 중에 하나입니다. 미디안을 물리친 후 기드온은 40년간 사사 노릇을 했습니다. 그런데 전쟁 승리 이후 기드온의 말년은 아름답지 못했습니다. 기드온이 죽고 난 후에는 큰 혼란이 일어났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배반하고 바알 숭배로 돌아서 버렸습니다. 또 기드온이 첩을 통해 낳은 아들이 반란을 일으키는 바람에 기드온의 다른 아들 70명이 한 자리에서 비명횡사해 버렸습니다. 기드온의 집안에서 싹 튼 문제가 온 이스라엘에 다툼과 비참한 고통을 불러 일으켰던 것입니다.
이 모든 일은 기드온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미디안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후 기드온은 겸손하게 살지 않았습니다. 사실 기드온은 본래 겁이 많고 소심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전쟁 승리 후에 기드온은 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든 거침없이 해 버리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마치 왕이나 된 것처럼 위세를 부리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기드온이 결정적으로 잘못한 일은 아들만 70명을 낳았을 정도로 많은 여자를 아내로 거느렸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첩을 통해 낳은 아들도 있었습니다. 기드온은 육체와 마음의 원하는 대로 살았던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전쟁 승리 후에 전리품을 모아 에봇을 만들었는데, 제사장도 아닌 사람이 에봇을 만들었다는 것은 기드온이 결국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살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그 에봇은  사람들이 마치 우상처럼 음란하게 떠받들게 되면서 기드온과 그의 집에 올무가 되었습니다. 
큰 승리 후에 이처럼 경건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얼마나 아쉬운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미디안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전에는 그토록 하나님의 인도를 받고, 도우심을 받으려고 전전긍긍하던 기드온이 미디안 전쟁에서 승리한 후에는 한 번도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모든 일을 제 마음대로 처리했던 것입니다.
어쩌면 기드온은 자신의 사람 됨됨이보다 더 큰 복을 받은 사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상 기드온이 미디안을 물리치는 데 쓰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연약한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미디안을 물리치는 것이 사람의 힘이나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시는 일임을 드러내고자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토록 위대한 사건의 중심에 서 있다 보니 기드온은 마치 자신이 대단한 사람이나 된 것처럼 착각하게 된 것입니다. 신약의 표현으로 하자면 기드온은 성령의 은사를 받아 쓰임은 받았지만 성령의 열매는 맺지 못한 사람이라고 하겠습니다. 미디안을 물리칠 수 있는 능력은 하룻밤에 얻을 수 있었는지 몰라도 영적이고 또 내면적인 성숙은, 하룻밤에 얻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너무 짧은 시간에 또 너무 젊은 나이에 성공한 사람이 자기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실패하는 사례들이 자주 있습니다. 기드온이 하나님 덕분에 큰 승리를 거두었다면, 그 후 좀 더 하나님을 경외하며 조심스럽게 살아야 했건만 그렇지 못했던 것입니다.  큰 힘과 영향력을 손에 쥔 사람이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못할 때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기념비적인 성공을 이루어내는 것보다 끝까지 겸손하고 경건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내면적이고 영적인 성숙을 이루어내는 것이 더 큰 성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9월 22일(화) CBS전북방송 5분메시지 방송원고) 
* 박용태목사의 CBS 전북방송 5분메시지 매주 화요일 21시 29분  FM 103.7 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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