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일을 멈출 줄 알아야 합니다. (박용태목사)

본문

모세오경을 읽을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계명이 있는데 안식일을 지키라는 명령입니다. 서른번 정도 나옵니다. 특히 중요한 말씀을 하신 후 마지막 결론처럼 안식일을 지키라고 말씀하시기도 하고. 또 중요한 말씀을 하시기 전에 서론처럼 안식일을 지키라고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왜 하나님은 자기 백성들에게 안식일을 지키라는 명령을 그처럼 자주 반복하실까요? 하나님이 자기백성들에게 주고자 하시는 가장 귀한 선물이 안식이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노예생활 할 때 안식을 누리지 못했습니다. 애굽은 이스라엘을 노예처럼 부려먹으면서 수탈하고 착취했습니다. 하나님은 그런 고통에서 자기 백성을 구원해 내셨던 것입니다.
안식일을 지키라는 명령은 우상을 숭배하지 말라는 말씀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금하시는 우상은 사람의 욕망을 반영하는 신입니다. 우상을 숭배하는 사람에게서 고통 없는 평안과 풍요로움을 약속하는 것이 우상이었습니다. 사람의 욕망이란 언제나 경쟁적인 면이 있고 남들과 다투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우상을 숭배하는 문화에서는 서로를 배려하고 돕고 사랑하는 삶을 산다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졌습니다. 상대방을 경쟁자나 적으로 생각하게 되기가 쉬웠습니다.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며 더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다 보니 다른 사람의 고통에 대한 긍휼과 연민을 품고 연약한 사람을 돕는 것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욕망의 지배를 받을 때 사람이 점점 잔혹해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상을 섬기지 말라고 하십니다. 욕망의 지배를 받으면서 더 풍요로운 삶을 목표로 살지 말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하나님만 의지하는 삶을 사는데 가장 중요한 특징은 연약한 사람에 대한 연민과 긍휼을 품는 것이요 스스로 자기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존재들, 심지어 짐승들의 처지까지 보살피며 배려하는 것입니다. 안식일 명령 중에도 자녀들과 노예들, 심지어 가축과 집에 기숙하는 나그네까지 다 쉬게 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출20:10). 안식일 계명의 핵심은 일을 하지 않고 쉬는 것입니다. 더 풍요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욕망에 매어 있으면 일을 하지 않고 쉴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매 칠일 째 되는 날은 안식일이요 거룩한 날이기 때문에 사람이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선포하셨습니다. 쉬지 않고 일해서 풍요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만, 풍요와 안식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더 나아가 자신의 안식만 구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힘으로 안식을 누릴 수 없는 존재들의 안식을 보장해 주어야 합니다. 일을 멈추고 쉴 줄 알아야 합니다. 일을 멈추게 하고 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 주어야 합니다. (8월 11일(화) CBS전북방송 크리스천칼럼 방송원고) 
* 박용태목사의 CBS 전북방송 크리스천칼럼 매주 화요일 15:55  FM 103.7 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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