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훈수와 응원 (박용태목사)

본문

훈수두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구경하다가 끼어들어서 수를 가르쳐 주는 것입니다.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 누군가 적절하게 훈수를 해서, 돌파구를 열어 준다면 기사회생할 수도 있습니다. 경쟁하는 상대방이 웃으며 받아 준다면, 적절한 훈수가 실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바둑이나 장기판에서 훈수 두는 것은 가볍게 여길 수 있지만, 항상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투로 늘 이래라 저래라 다른 사람의 일에 참견하거나, 언제나 가르치려 드는 자세는 바람직한 것이 아닙니다. 한두 번 적절한 훈수를 두는 사람이라고 해서 정작 바둑이나 장기를 항상 잘 두는 것은 아닌 것처럼 훈수 두기를 좋아하는 사람의 말이 늘 올바른 것도 아닙니다. 더욱이 훈수꾼은 듣는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훈수두기보다는 응원하는 자세가 더 바람직합니다. 마음을 즐겁게 하는 말이 응원입니다(잠12:25). 힘이 나게 하는 말이 응원입니다(잠15:23). 다시 일으켜 세워주는 말이 응원입니다. “잘 해라 더 잘 해라”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잘 한다 잘 한다” 칭찬하고 격려해 주는 것이 응원입니다. 
“마음이 지혜로운 자는 명철하다 일컬음을 받고 입이 선한 자는 남의 학식을 더하게 하느니라(잠16:21).”는 말씀이 있습니다. 자신의 지식과 지혜를 떠벌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분별력을 가질 수 있도록 잘 도와주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요컨대 주인공이 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조연역할을 잘하는 것입니다. 응원은 이처럼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드러나게 하려고 배경 역할을 적절하게 해 주는 것입니다. 자기 실력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숨은 실력을 드러낼 수 있도록 적절한 발판 역할을 해 주는 것입니다.
성경이 이렇게 가르칩니다.
너희 말을 항상 은혜 가운데서 소금으로 맛을 냄과 같이 하라 그리하면 각 사람에게 마땅히 대답할 것을 알리라(골4:6)
소금은 음식에서 빠트릴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언제든지 소금이 음식의 주인공이 되는 법은 없습니다. 소금의 맛이 살아나면 음식 맛을 망치게 됩니다. 너무 짠 음식은 먹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좋지 않습니다.
소금은 드러나지 않게 음식 안에 녹아지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소금이 적절하게 기능하면 음식 맛이 살아납니다. 고기에 소금을 뿌리면 고기 맛이 살아납니다. 국이나 반찬에 소금을 적당히 넣으면 음식 재료의 맛이 살아나는 것입니다. 스스로 녹아지면서 다른 음식재료의 맛을 살려내는 것이 소금의 역할입니다. 말을 통해서 그런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응원하고 격려하는 말이 소금 같은 말이 될 수 있습니다. 말을 통해 자신을 과시하려 한다거나, 남을 좌지우지 하려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힘과 용기를 불어 넣어주고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도와주는 말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6월 2일(화) CBS전북방송 크리스천칼럼 방송원고) 
* 박용태목사의 CBS 전북방송 크리스천칼럼 매주 화요일 15:55  FM 103.7 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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