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교회 안에 소망이 있는가? (박용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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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한예수교 장로회 합동교단에 속한 목사입니다. 최근 각종 도덕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목회자 중에 저와 같은 합동교단에 속한 사람이 여럿 있습니다. 누가 봐도 확실한 범법 행위를 저지른 분들이 목사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다, 교단에서 그런 분들을 제대로 징계하지 못하는 현실 때문에 진실한 목사라면 이토록 가망 없이 부패한 교단을 뛰쳐나와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하는 분도 있습니다.

정직한 시각으로 보자면 분명히 교회가 병들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굳이 우리 합동교단 뿐만 아니라 다른 교단들, 또 타종교 안에도 온갖 추문과 몰상식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오늘 종교계가 처한 현실입니다. 물론 저는 다른 교단이나 타종교도 타락했다는 이유로 합동교단의 타락상을 변호하려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저는 이토록 민망하고 부끄러운 현실 앞에서 오직 살아계신 하나님만 의지하고자 합니다. 눈에 보이는 교회는 타락하고 병들었지만 하나님이 살아계시니 교회 안에 여전히 소망이 있다고 주장하려 합니다.
구원받은 이스라엘 공동체가 끝없는 죄악의 수렁으로 빠져 들었던 사사시대를 생각해 보세요. 실로성막을 지키고 있었던 엘리제사장이나 그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가 얼마나 부패하고 더러운 사람이었습니까? 다른 영혼을 생명으로 이끌기는커녕 자기 생명조차 지켜 낼 수 없는 무기력한 영적 지도자였습니다. 그런 암울한 시대 하나님은 여전히 살아계셔서 역사를 새롭게 만들 사무엘 같은 일꾼을 길러 내셨습니다.
하나님의 임재를 보여 주던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져 버렸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여전히 살아계셔서 자기 백성을 회복하시고 새로운 구원과 은혜의 역사를 펼쳐 내셨습니다.

오늘날 교회가 부패한 것처럼 보여도 하나님이 살아계시니 교회는 여전히 소망이 있습니다.
그것은 저 자신의 삶을 살펴 볼 때도 그렇습니다. 말씀 앞에 설 때마다 저는 스스로 어쩔 수 없는 죄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과거 예수님을 모를 때도 죄인이었고, 예수를 믿고 심지어 설교를 하며 영혼을 돌보는 목양을 하는 지금도 여전히 저는 죄인입니다. 앞으로도 저는 말씀을 붙잡고 살려고 노력은 좀 해 보겠지만 그래도 별 수 없이 어쩔 수 없는 죄인으로 남아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장차 저의 낮은 몸을 그리스도의 영광의 몸의 형체와 같이 변하게 하실 하나님의 능력을 믿습니다. 평생 죄인의 자리를 벗어날 수 없겠지만 자비로우신 하나님은 그리스도의 보혈로 저의 죄를 씻으시고 제 허물을 가려 주실 줄 믿습니다. 그래서 연약한 저는 스스로 낙심하고 탄식하기보다는 언제나 저를 구원하시는 자비로우신 하나님의 손길만 바라보려 합니다.

타락한 교회에 대해서도 그렇습니다.
어둠 속에 빛을 창조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시고, 골짜기의 마른 뼈를 살게 하셔서 큰 군대로 일으켜 세우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니 저는 하나님을 믿습니다. 병든 교회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지만 그래도 이 연약한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이라 말씀하시는 음성을 기억하면서, 오늘날 부패한 교회를 향해서 여전히 소망이 있다고 말하겠습니다.  (5월 19일(화) CBS전북방송 크리스천칼럼 방송원고) 
* 박용태목사의 CBS 전북방송 크리스천칼럼 매주 화요일 15:55  FM 103.7 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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