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독립적인 활동을 보장해야 합니다. (박용태목사)

본문

시편 58편 3절부터 5절에 “악인은 모태에서부터 멀어졌음이여 나면서부터 곁길로 나아가 거짓을 말하는도다 그들의 독은 뱀의 독 같으며 그들은 귀를 막은 귀머거리 독사 같으니 술사의 홀리는 소리도 듣지 않고 능숙한 술객의 요술도 따르지 아니하는 독사로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모태로부터 악으로 똘똘 뭉친 채 태어난 것 같은 악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모태악인들(?)은 마치 뱀의 독과 같이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데도 통제할 수 없습니다. 진짜 독사라면 길을 들여서 요술사가 피리를 불 때 춤을 추게 만들 수 있지만, 독사 보다 더 악한 영향을 미치는 이 사람들은 길들일 방도마저 없어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처럼 악한 사람들을 통제해서 세상을 정의롭게 만들어야 할 통치자들과 재판관들조차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시편 58편 1절과 2절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통치자들아 너희가 정의를 말해야 하거늘 어찌 잠잠하냐 인자들아 너희가 올바르게 판결해야 하거늘 어찌 잠잠하냐 아직도 너희가 중심에 악을 행하며 땅에서 너희 손으로 폭력을 달아 주는도다
권력을 쥐고 있는 통치자들이나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할 재판관들이 중심으로는 악을 행하고 있습니다. “너희 손으로 폭력을 달아 준다.”는 말은 마치 저울로 무게를 달아보아 모라자면 더 얹어주듯이 폭력을 더한다는 것입니다. 통치자들과 재판관들 때문에 사회가 더 부패하고 타락해 가는 것을 묘사하는 말씀입니다.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이 악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권력을 이용해서 더 악한 일을 벌일 때가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이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며칠 전 김영란 전 대법관이 어느 방송 프로그램에서 국가별 4가지 부패유형을 소개했습니다. 1단계 부패 유형은 ‘독재형 부패’라고 합니다.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등 정치후진국에서 주로 나타나는 것이 1단계 독재형 부패입니다. 2단계 ‘족벌형 부패’ 역시 후진국형 부패에 속합니다. 주로 러시아나 필리핀 같은 나라에서 볼 수 있습니다. 4단계 부패유형을 ‘시장 로비형 부패’라고 하는데, 미국이나 영국, 캐나다, 일본 등에서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3단계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엘리트 카르텔형 부패’국가라고 합니다. ‘엘리트 카르텔형 부패’는 주로 정치인과 고위 관료, 대기업가와 같은 사회의 엘리트층이 인맥과 연줄을 통해 서로 결탁해서 부당이익을 얻는 부패 유형이라고 합니다. 정관계 인사가 산하기관에 낙하산으로 취직하는 ‘관피아’, ‘해피아’ 등이 ‘엘리트 카르텔형 부패’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합니다. 최근 성완종 비리 사건이라든지, 한해가 다 지나도록 해결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416세월호 참사는 이런 ‘엘리트 카르텔형 부패’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문제는 아무리 엄청난 사건이 일어나도 정치계나 경찰과 검찰을 포함한 사법부, 주류 보수 언론 등에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다듬고 왜곡해 버려서 실상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들이 광화문에서 특별조사위원회의 독립적인 활동 보장을 요구하면서 농성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뿌리 깊은 사회적 부패의 결과로 벌어진 잔혹한 사건을 제대로 된 조사조차 할 수 없도록 만드는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제대로 기능할 수 없도록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방해하는 거대한 세력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왜 진실이 드러나는 것을 이토록 두려워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사회의 내일을 위해서라도 세월호 참사의 진실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합니다.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독립적인 활동을 보장해야 합니다.  (4월 28일(화) CBS전북방송 크리스천칼럼 방송원고) 
* 박용태목사의 CBS 전북방송 크리스천칼럼 매주 화요일 15:55  FM 103.7 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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