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생각은 깊이 하고, 삶은 단순하게 살아야 합니다. (박용태 목사)

본문

복음서를 읽다보면 예수님이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일이 제자들을 가르친 일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명이 넘는 사람들을 먹이시는 등 많은 기적을 행하시면서 또 모여든 사람들의 병을 고쳐 주셨기 때문에 예수님이 어디 계시다는 소문이 나면 수많은 무리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예수님이 가장 먼저 하신 일은 그들을 가르친 것입니다. 물론 예수님께 몰려든 사람들은 단순히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모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수님께 몰려든 이유는 귀신을 쫓아내시거나 병을 고쳐 주시는 예수님의 능력 때문이었고, 예수님도 그 사실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그들에게 복음의 진리를 가르치는 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셨습니다. 가까운 제자들이 예수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때는 다시 설명해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우리 삶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 복음의 진리를 잘 배우는 일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죄가 무엇인지, 하나님이 어떻게 우리를 구원하시고 거룩하고 경건한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 주시는지, 거룩하고 경건한 삶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잘 배울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특히 가르치시는 예수님이 요점만 간단하게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자주 길게, 하루 종일, 해가 질 때까지 가르치기도 하셨습니다. 오랜 시간 여러 가지를 많이 말씀 하셨던 것입니다. 배우기는 배우는데, 요점만 간단히 배우려는 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모든 진리는 순수하고 단순한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우리 삶과 이 세상의 다양한 영역들이 얼마나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까?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현실과 대안에 대하여 날카롭고 깊게 생각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진리를 단순하고 간단하게 배우려고 하면 안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신중하게 오랜 시간, 심사숙고할 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과 우리 자신과 세상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특히 성경의 1차 청중은 우리와 전혀 다른 문화에서 살았던 수천 년 전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성경을 읽을 때 이 말씀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 왔을지, 하나님이 이 말씀을 하시면서 기대하셨던 바가 무엇이었을 지를 상상하며 읽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이 성경을 통해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단순히 교회 생활과 관련한 종교적 행위만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성경은 정치, 경제, 예술, 문화, 교육, 언론, 과학기술과 의료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세상과 구별되는 삶의 목표를 가르쳐 주는데, 그 말씀을 읽어 낼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단순히 예배와 기도 등의 종교적 헌신으로 축소시키는 것은 얼마나 속편한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 신앙을 종교적 영역으로 한정한다면 결국 우리는 세상의 종이요 마귀의 종이 되고야 말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다만 듣고 배운 말씀에 순종할 때는 단순하게 행동해야 합니다. 행동해야 할 순간에 이것저것 계산하거나 우물쭈물하게 되면 결국 실패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배울 때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데, 배울 때는 간단하게 배우려고 하고, 행동해야 할 순간에 이것저것 생각하는 분들이 더러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가시떨기 같은 인생 되기 쉽습니다. 씨 뿌리는 자의 비유에 등장하는 가시떨기와 같은 인생을 기억하십니까? “이들은 말씀을 듣기는 하되 세상의 염려와 재물의 유혹과 기타 욕심이 들어와 말씀을 막아 결실하지 못하게 되는”(막4:18-19) 사람들입니다. 말씀을 들어도 정작 포기하고 내려놓아야 할 것이 있을 때, 하나님께 순종하기 보다는 세상의 욕심을 따라 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영원한 것을 위해 영원하지 않은 것을 기꺼이 포기할 줄 아는 지혜와 용기를 배워야 합니다. 생각은 깊이 하고 삶은 단순하게 살아야 합니다.    (1월 13일(화) CBS전북방송 크리스천칼럼 방송원고) 
* 박용태목사의 CBS 전북방송 크리스천칼럼 매주 화요일 15:55  FM 103.7 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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