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묵상나눔 주어진 시간을 다 한 후에 (정미영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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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년 이맘때쯤이면 지나온 한 해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밤이 길어지고 몸은 자꾸 움츠려져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이 부럽기도(?) 한 요즘은 자칫 게을러지기 쉬운 계절이지만 한 해를 되돌아보는 시간만큼은 새 해를 맞아 계획했던 일들을 하나씩 떠올려 보며 주님의 돌보심을 다시금 마음 깊이 느껴보곤 합니다. 특별한 계획이라든가 특별히 잘 한 일이 떠오르지 않더라도 오늘을 살고 있는 나를 주님께서 놓지 않으시고 제자교회 공동체 안에서 부대끼며 살아가게 하신 것 그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함께 신앙의 길을 가며 따뜻하게 품어주는 공동체가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지요.
  아브라함이, 이삭이, 야곱이, 요셉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의 삶도 어쩌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다 한 후에야 비로소 어떠한 삶이었는지 분명해지리라 생각합니다. 주님 앞에 설 때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자리에 서기를 바라지만 하루하루 매일의 삶이 언제나 주님보시기에 어여쁜 삶인지는 늘 자신이 없습니다. 실수하기 쉽고 넘어지기 쉬운 사람이기에 순간순간 주님께서 저의 손을 놓지 않으시도록 날마다 기도를 쉬지 않기를 저 스스로에게 늘 당부합니다.
  죽음을 앞 둔 야곱이 아들들을 축복한 후에 가나안을 소망하며 숨을 거두는 장면과 요셉의 죽음으로 마무리되는 창세기를 통해 나의 마지막은 어떠해야 할까 생각해 봅니다. 언제가 되었든 어떤 상황이든 그 마지막 순간까지 주님의 손에 붙들려 사는 사람이기를 소망합니다. 때로 험하고 고된 인생길을 걸어가더라도 매순간 주님과 동행하며 그분의 음성을 따라 그분의 뜻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삶, 그런 하루하루의 삶이 내가 되고 나의 최후가 될 때 나중에 주님 앞에서 기쁨과 감사함으로 주님 품에 안기게 될 것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아울러 자녀들에게 진정으로 견고하게 붙들고 가야할 것이 무엇인지를 삶으로 가르칠 수 있는 부모이기를 소망합니다. 제가 만나는 학생들 중에는 어릴 적 부모님을 따라 주일학교를 다니다가도 억지로 공부를 강요하고 세상의 성공을 지향하는 이율배반적인 부모님 모습에 회의를 느끼고 예수님께로부터 멀어진 아이들을 많이 봅니다. 우리 자녀들이 주님을 만나고 주님을 의지하며 어려운 상황이 닥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견고한 믿음을 발동하는 주님의 제자로 자라나도록 아브라함, 이삭, 야곱, 요셉이 그랬던 것처럼 저들에게 바른 신앙의 대물림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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