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2016년 부활절 남북(북남) 공동 기도문

본문

하나님,
얼음장 아래 흐르는 물소리에서 봄이 멀지 않았음을 들려주시니 고맙습니다.
길이 끝난 곳에 또 다른 길이 있음을,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과 다시사심을 통해  보여 주셔서 고맙습니다.
희로애락을 함께하던 우리 민족은 70여 년 동안 남북으로 나뉘어 상처와 아픔을 안고 살았습니다. 그 세월도 모자라 분단과 대립을 끝내지 못하고, 심지어 더 높은 벽을 쌓고 있습니다. 분열, 불신, 대결, 무기경쟁의 악순환 속에서 이 강산은 언제고 전쟁 터지기만을 기다리는 무기들의 집합소요 군사력 실험장이 되었습니다. 한때 평화통일 염원을 잇던 다리는 끊기고, 그 위를 날던 새는 빗물에 젖은 채 더 이상 날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저희가 화해를 말하면서 오해와 적대감을 부추겨 왔습니까.
분단을 청산하겠다면서 도리어 갈등과 대결을 조장 했습니까.
믿어야 한다면서 오해를 키우고 상대가 믿지 못할 일을 했습니까.
더불어 잘 살자고 하면서 제 이익만 챙기는 데 급급했습니까.
민족의 생존과 안위를 위한다고 하면서 생명을 위협하는 길을 택했습니까.

자비하신 하나님
알게 모르게 생명의 길에 역행하고, 화평이 아니라 파괴에 가담한 저희 자신을 제대로 보게 하십시오. 어리석음을 통회하고 가던 길에서 눈물을 뿌리며 돌아설 때, 저희를 불쌍히 여기시고 용서해 주십시오.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여전히 자신과 공동체를 벼랑으로 몰고 갈 때, 그 발길을 막으시고 사랑의 채찍으로 무지와 완고함을 내리쳐 주십시오.

하나님,
저희는 남북의 동포들이 분단의 빗장을 풀고 두 날개로 힘껏 날아오르기를 원합니다.
이 꿈이 이뤄지도록 남과 북의 교회는  미움과 분열이 있는 곳에 용서와 화해의 다리를 놓겠습니다.
불신과 대립이 있는 곳에 대화의 강이 흐르게 하겠습니다. 폭력과 파괴가 있는 곳에 나무를 심고 숲을 가꾸겠습니다.
부활의 하나님,
남과 북의 교회가 의에 더욱 주리고 목마르게 하시고, 저 소망과 다짐을 연민과 용기와 지혜로 일궈 평화를 만드는 신앙공동체가 되도록 이끌어 주십시오.
이 차갑고 암울한 계절에, 우리 민족 그리고 이웃한 나라들이 모두, 찬 바닥을 깨고 올라오는 봄의 소식, 생명의 빛을 만나게 해주십시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년 3월 27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조선그리스도교련맹(KCF)

* 이 기도문은 올해 봄 부활절을 기념해서 남북교회가 함께 드렸던 공동기도문입니다. 우리 교회는 NCCK에 속한 교회가 아니지만, 남과 북의 화해, 평화, 화합과 하나됨을 사모하면서 같이 기도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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