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훌륭한 제자상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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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 성도들 중에는 믿음으로 살려고 몸부림치는 분들이 많습니다. 매해 마지막 달 마을별로 이웃섬김사역을 하고 난 후 마지막 주일 오후에 나눔잔치를 합니다. 각 기관별로 사역한 일을 보고하는 시간, 이번에 어느 마을에서 김제 어떤 어려운 가정을 도와주려고 하다가 아예 집을 새로 지어주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보고를 했습니다. 우리가 하던 섬김 사역으로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규모라 저로서도 어떻게 조치해야 몰라 막막한 상황이었는데 어느 분이 저를 찾아와서 상당한 액수의 헌금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분이 주위 사람들의 권유로 아파트청약을 했는데 당첨이 되었답니다. 정작 입주하려고 하니, 대출이 많이 필요하고, 또 굳이 그런 집에 들어가서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서 당첨된 아파트를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동안 프리미엄이 붙어 이천만원을 벌게 되었습니다. 우리 성도는 이천만원은 자기 돈이 아니라 생각해서 이천만원을 포기하려고 했더니 중개하는 분들이 그래서는 안된다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매입자에게 천만원을 돌려주고, 세금신고를 하면서 천만원 수입신고를 한 후  440만원 세금을 냈습니다. 남은 돈 560만원을 누군가 집을 장만하는 과정에 필요하면 도와야지 생각하며 보관했는데, 그 발표를 듣고는 헌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가져왔다는 것입니다. 공돈이 생겼다고 마냥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이 돈이 어떤 돈인지 질문하고, 재물의 노예가 되어 살지 않겠다고 결단하여 그 돈을 털어 내 버리는 것은 얼마나 귀한 믿음인지 모르겠습니다.
송구영신예배시간에 우리 교회 집사님 한 분에게 <훌륭한 제자상>을 주었습니다. 유치원 교사로 일하는 분인데, 올해 새로 신설된 학교 병설 유치원을 거의 혼자 힘으로 일으켜 세운 공으로 도교육감상을 받을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단계에서 상을 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장학사가 그 이유를 설명하기를 이전 근무하던 학교에서 상사들이 저지르는 부정과 비리가 너무 많아 이 분이 감사를 청구해서 바로잡은 일이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도의적인 연대 책임을 지고 경고를 받은 일이 문제가 된다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는 이 분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교사 선언에 서명을 했는데, 그 일이 공무원으로서 정치에 참여한 것이 되어 교육감상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소식을 들은 우리 교회 장로님들이 교육감상 대신 <훌륭한 제자상>을 주자고 했습니다. 교회 이름으로 기념패를 하나 만들었는데, 이렇게 썼습니다.
위 사람은 직장에서 자행되는 불의를 묵과할 수 없어 스스로 불이익을 자초하였을 뿐 아니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촉구 서명에 참여하여 세상의 큰 상 받을 기회를 스스로 박차버렸으므로 이에 예수님을 향한 믿음과 헌신을 기리어 이 패를 드립니다.
정말 자랑스럽고 훌륭한 성도가 아니겠습니까? 가끔 믿음으로 고생하고 믿음 때문에 손해를 보는 분들이 있을 때마다 그저 위로하고 박수쳐 주는 것으로 그쳤는데 금번에 이런 일을 경험하면서 교회 안에서 <훌륭한 제자상>을 자주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저 예수 믿어 복 받고 그저 자기 마음편한 삶을 살려고 하는 사람이 많은 시대, 복음과 그리스도를 위해 기꺼이 고생하는 십자가의 길을 함께 걸어가는 훌륭한 제자로 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1월 12일(화) CBS전북방송 5분메시지 방송원고) 
* 박용태목사의 CBS 전북방송 5분메시지 매주 화요일 21시 29분  FM 103.7 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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