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정의롭지 못한 신앙은 헛된 것입니다.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본문

요즘 우리 성도들과 함께 구약성경 아모스서를 읽고 있습니다. 아모스서에 등장하는 하나님은 자기 백성에 대하여 사자처럼 으르렁거리면서 천둥처럼 소리치시는 분입니다. 그토록 무섭게 외치시는 이유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무시한 채 반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선지자들에 대하여도 세상 물정모르는 소리나 늘어놓지 말라는 식으로 핀잔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암2:12). 그들은 배은망덕하게도 출애굽과 광야 생활 등, 자신들이 어떻게 가나안 땅에 자리를 잡고 살게 되었는지, 하나님이 베풀어 주신 은혜를 다 잊어버렸습니다. 하나님은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탄식하십니다(암2:11).
그들은 세상의 욕망을 통제할 줄 몰랐습니다. 자기 지경을 확장하면서 더 많은 것을 차지하기 위해서 남을 해치는 잔혹한 일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연약한 사람을 업신여기면서 가난한 사람을 이용해서라도 자기 배를 불리려 했습니다. 조그만 이익이라도 챙기려고 혈안이 되어 양심을 저버리는 일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예배와 기도 같은 종교적인 활동을 열심히 했지만  그들의 신앙은 탐욕을 제어하거나 사람을 더 정의롭게 만들지 못했습니다. 결국 하나님은 “벧엘의 제단들을 벌하여 그 제단의 뿔들을 꺾어 땅에 떨어뜨리겠다.”고 선포하십니다(암3:14).
아모스서를 읽는데 마치 우리 시대 교회를 향해 외치는 말씀처럼 들렸습니다. 종교적인 열정으로 말하자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법 하지만, 도덕성이나 정의로움을 기준으로 볼 때는 부끄러운 면이 많기 때문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더 화려하고 더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처럼  더 화려하고 더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교회 안에도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보다 부자를 더 좋아합니다. 하나님을 인생의 주인으로 받들어 모시는 것이 아니라 마치 자신의 안전과 행복을 보장해 주어야 할 수호신처럼 대합니다. 신앙의 힘, 기도의 능력을 빌어서 자신의 뜻을 이루고 자기 욕망을 충족시키려 하는 것입니다. 기도를 많이 하고 믿음의 헌신을 많이 해서 복을 받았다고 간증하는 분들은 많지만, 더 겸손하고 겸비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합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자기 인생의 해결사처럼, 우상처럼 다루기 때문입니다.
물론 하나님은 사랑이 많으시고 우리 기도를 들어 주시는 분이기 때문에 환란 중에 부르짖을 때 응답해 주십니다. 그러나 정말 하나님의 응답을 받고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하나님 앞에서 더 낮아진 모습,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모습을 나타내 보이게 마련인 것입니다. 자신감과 믿음은 다릅니다. 교만과 믿음의 용기는 확실히 다릅니다. 정말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한 사람들은 하나님을 경외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에 매인 바 된 삶을 살기 때문에 더 진실하고 정직한 삶을 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상의 불의에 대항하며 공의를 추구하게 됩니다. 오늘날 은혜와 복을 받았다고 말하는 이는 많지만 진실하고 정의로운 분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어디서부터인가 어그러져 있습니다. 사람을 진실하게 만들지 못하는 신앙, 정의를 구하지 않은 종교적 활동은 아무리 뜨거워도 실상 우상숭배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12월 8일(화) CBS전북방송 5분메시지 방송원고) 
* 박용태목사의 CBS 전북방송 5분메시지 매주 화요일 21시 29분  FM 103.7 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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