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서를 읽다보면 예수님과 바리새인들의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예수님께 늘 시비를 걸고, 예수님도 바리새인을 책망하시는데, 결국 갈등이 점점 심해져서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을 죽이는 일에 앞장서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예수님과 바리새인들 사이에 갈등이 일어난 이유를 몇 가지 꼽을 수 있지만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누가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느냐는 문제였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천국은 자신들처럼 자격 있는 사람이 들어간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율법을 잘 지켜야 한다고 했습니다. 스스로로 율법을 잘 지키려고 했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도 율법을 지키라고 요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위선과 가식이 나타났지만 어쨌든 율법을 지키지 않는 죄인들은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율법을 무시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과 자신을 철저하게 구별하기까지 했습니다.
예수님은 바리새인들과 다른 말씀을 하셨습니다. 비록 허물 많은 죄인이라도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을 의지하면 천국백성이 될 수 있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자신이 행한 일을 내세우면서 스스로를 의롭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천국에 들어가기 어려울 것이고,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천국 백성이라고 주장하셨습니다. 어린아이처럼 누군가를 의지할 수밖에 없는 사람, 길 잃어버린 양과 같이 가련한 영혼들, 비록 범죄 하였을지라도 예수님의 부름에 반응하고 응답하는 사람이라면 천국 백성이 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가르침이 다르니 사람을 대하는 방식도 완전히 달랐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사람의 옳고 그름, 행위의 선하고 악한 것을 판단하고 비판하며 정죄하는 데 익숙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언제든지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분이었습니다. 목자 없는 양과 같이 고생하며 기진한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시간과 마음을 내어 주시고, 그들의 병을 고쳐 주시고 연약함을 짊어져 주시는 분이 예수님이었습니다. 무리들이나 제자들을 사랑과 긍휼로 끌어안으시고, 스스로를 희생하시면서 까지 은혜로 돌보아 주시는 분이 예수님이셨습니다.
예수 믿는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이 이러한, 사람에 대한 긍휼과 자비입니다. 그저 딱한 형편에 놓인 사람을 동정하는 수준을 넘어서,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그 영혼을 따뜻한 가슴으로 끌어안는 법을 배워야 하겠습니다. 천국은 자격 있는 사람이 들어가는 곳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과 용서를 경험한 죄인들이 들어가는 곳인 줄 알고, 허물 있는 사람이라도 함부로 비판하거나, 정죄하지 않고 다만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을 의지하는 자리로 나오도록 이끌어 내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겠습니다. 예수 믿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냉정한 삶의 기준보다는 긍휼과 자비로 포장된 따뜻한 마음이 더 어울린다는 것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박용태 목사)